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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건승의 길ㅡTKI

해파랑길 2021. 11. 23. 22:38

어느 쪽이냐 하면, '내게는 추억追憶보다는 회한悔恨이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옛 동료들의 추억 인정에 감사드리며, 단숨에 이글을 씁니다.

오늘 저녁 8시경, 1990년대 왕년에 TKI 회사 다닐 때의 생사고락을 같이한 동료 부하 직원들로부터 반가운 안부전화가 왔었습니다.
글자그대로 정말 정말 오래간만의 안부전화를 받아 무척 반갑기도 했지만, 지나간 한 에피소드(?) 얘기로 사실 조금 어리둥절하기도 겸연쩍기도 했습니다.

30대, 40대 혈기왕성하던 그때 회사생활과 지나간 추억의 안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감사와 덕담을 주고 받았는데, 갑자기 '재떨이 투척 사건' 이야기가 나와 나는 순간 당황 했습니다 .
나도 그동안 이따금씩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에피소드 아닌 에피소드, 재떨이 투척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곤 해서 어느정도 희미하게 기억하는 사건이지만, 이야기할 때마다 조금은 미안하고 씁쓰레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던 차였습니다.
오늘도 그 때 그 역전의 용사들, 예전의 부하 직원들은 어김없이 웃으면서 과장님과의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이야기들 하지만, 지나고보니 내게 있어서는 추억이 아니라, 상대방에게는 상처를 주었을지도 모를 악명(?)높은 회한의 사건 에피소드라고 생각됩니다.

그 때 그 일로 인하여 아무도 누구도 한 번도 나에게 '당신 잘못이오!' 하고 따지지도 원망도 하지는 않았지만, 단언컨데 그 일 재떨이 투척건으로 인하여 내가 상처를 주었고 나로 인하여 상처를 받았었다면 '내 잘못이오!'하고 정중히 용서를 구합니다.
(이것은 이미 나의 지난 글 10월 9일자, 사랑과 용서의 길에서 밝힌바 있습니다.)

https://myplacetoyou.tistory.com/m/12

걷기ㅡ용서와 화해의 길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나로 인해 상처받고 마음 아픈일이 있었다면 부디 용서를 바라고, 그러한 용서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진심으로 서원합니다. 해서, 용서에 관한 다른 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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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시 회사의 노무부서와 자재파트를 거쳐 그룹의 신규사업부문 석유화학공장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으로 차출되어 최일선 건설관리업무 담당과장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말이 담당 과장이지 당시 내가 맡은 직책은 다른 조직에서는 보기힘든 나름대로의 중책 중의 중책이었습니다.

신규로 건설하는 공장工場의 프로젝트 성격이 공기工期를 단축시켜야되는 그룹 차원의 사활이 달린 절체절명의 현안 사업업무라, 본사 회장님직할에서 프로젝트 공장장(전무)님으로 이어지는 단일직속 다이렉트라인 조직체계로 구성되었습니다. 석유화학공장 건설 프로젝트의 주요 업무 중 우리 관리팀이 수행하는 업무와 나의 보직은, 신속.정확.즉결의 프로세스로 연결되는 일원화된 현장 공장 관리 지원 업무, 건설용 원.부자재구매 및 관리 구매 팀장 업무였습니다.

나를 포함한 공장 업무관리, 구매, 자재를 포함한 기타 조직관리 업무 전반을 통할하는 관리부서의 동료 부하들은 모두 신규사업 프로젝트로 선택받은 유수의 최고 정예멤버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들의 헌신적인 업무 열정과 스포트에도 불구하고 나는 업무상 완벽주의자고 성질이 불칼같아서, 당시 더 빠른 업무진행과 일의 성과를 독려하며 부하직원들에게 과중한 업무를 밀어붙이기 일쑤였고, 윗 상사의 명령과 지시만을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 부하들을 닥달하였으며 독촉과 자의반 타의반 갑질아닌 갑질도 수시로 해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업무수행을 제대로 못한다고 사무실의 부하직원들 앞에서 고함을 치며 그만 재떨이를 집어던지고 말았습니다.
(당시는 사무실에서 엄연히 흡연을 해 되던 호랭이 담배피우던 못나고 구시대 시절이었습니다).
때마침 지나가시던 전무님도 그 사건 목격을 하셨든지, 그냥 천천히 차분하게 하라고 나를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오늘 새삼 이글을 쓰며 되돌아 보면, 그 당시는 그런 무식한 일이 가능했던 시대의 일인지는 몰라도 지금 생각하면, 나도 형편없는 권위주의였고 시대도 덜떨어진 업무문화였고 나 개인적으로는 나의 부덕과 자만이 과도했던 오버슈팅이었음을 늦게나마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는 것 입니다.
어쨌든 나의 그런 젊은 열정과 남다른 근면과 충성스런 애사심과 일 중독증과, 그리고 여러 동료직원들을 비롯한 모두의 피땀어린 업무 완수로 공장 철탑은 완공되어 프로젝트는 대과없이 기업의 공功으로만 돌아갔고, 우리에겐 세월만 덧없이 흘러가 추억과 회한으로 남았지만 그래도 오늘 처럼 기억하고픈 진한 추억의 정情으로도 거듭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나를 기억해주고 추억해주고 안부해주는 나의 동료 그리고 지인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래도 그것을 유쾌한 추억이라고 말해주는 당신들께 감사합니다.
나의 독설과 닥달로 인해서 업무를 모질게 맵게 달게 배우게 되었고, 그것이 오히려 험난한 경쟁사에 부딪혀 이겨나가 오늘날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주는 기분좋은 나의 동료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밥사고 술사고 차茶사겠다고 안부전화 해주고 초대까지 해주는 나의 역전의 용사 동료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우리들의 추억위에,
여러분의 가정과 사업위에, 언제나 어디서나
무한한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