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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 순례길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해파랑길 2021. 11. 26. 14:05

삼류자작시 하나를 읊어 본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
밥먹고 살지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
숨쉬며 살지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
일하며 살지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
소망으로 살지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
아,
그리움으로 살지

아무래도,
사랑으로 살지


♡♡♡♡♡♡♡♡♡♡♡♡

신안군 증도 여행 중에 갑자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그답을 위에다 읊어 보았다.

오늘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의 하나를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살펴 보면서 그 속에서 답을 찾아 보기로 하겠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표지

사진출처; 톨스토이, 네이버

책의 내용은,
하늘에서 숙제를 받고 징계를 받아 지상으로 내려온 한 천사天使가 곤란에 빠지는데 이때 한 가난한 장화수선공 구두장이 노부부가 사랑으로 구해주어 인간으로 살게되면서,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화를 전개한 다분히 종교적(기독교) 색채가 강한 단편소설이다.

증도걷기와 태평염전 여행 : 이하 동일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을 쓸 무렵을 전후하여
(특히 그가 불혹을 넘긴 40대 후반부터), 나이에 걸맞지 않는 중년의 정신적 위기를 격었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 그는 위대한 소설가이자 사상가답게,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숙고로 우울증까지 앓으면서도,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회의와 종교적 현실에 대한 끊임없는 저항과 갈등을 하면서도, 결국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하는 현실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그의 주변 이웃을 통하여 답을 얻게되고, 마침내 스스로 인간의 '사랑'이라는 해답으로 제시하며 그것을 소설 속에 비유적으로 함축하여 나타내게 되었지 않나하고 개인적으로 추측해 본다.


나는 그 작품의 내면을 들여다본 결과, 특히 그가 종교적인 영적변화를 격으며 ㅡ그리스도에 대한 '회심回心'을 하게 되면서 쓰게된 이 단편소설이 그 이전에 쓴 '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니나' 등 장편 대작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가 꼭 읽어 보아야할 필독서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여 나름대로 여러분께도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라는 말을 나는 다른 말로 해석하기를,
사람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또 무엇인지, 사람은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와 같은 말로 해석한다.
물론 그에 대한 해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인간이, 인류가 존속해오면서 끊임없이 추구하고 진지하게 고뇌하고 갈구하며 마주치는 최종의 최고의 지향점이 과연 무엇인지, 누구나 한 번 쯤은 사람은 정말 무엇으로 사는가를, 어떻게 살아야 인간다우며 행복한가 인간적인가를 의문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상기의 의문에 대하여,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 속에 이미 그 답을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그런 그가 그 물음에 대한 더 그체적인 답을 1885년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라는 작품을 통해 더 현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 사람은 어떻게 살것인가하는 의문이나 방향에 대한 톨스토이의 해답을 빌리지 않더라도, 많은 성현들이 고래로 부터 사랑과 자비를 제시하고 강조한 바 있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고통속에서도 그 고난의 삶을 사랑을 통하여 구원받을 수 있으며, 인간은 오직 서로의 사랑속에서만 인간으로 온전히 존속해갈 수 있다고 보고, 또 그 인간이 있는 곳에는 신(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이 함께한다고 보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랑을 가진 동물이다. 여기서 '사랑'은 바로 '이웃사랑'이다. 아주 쉬운 예로,
나 아닌 남이 궁핍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의 가진 것을 기꺼이 남에게 선뜻 내어 주는 것 말이다.
무엇으로 사는가는 곧 어떻게 살 것인가인데, 그 지향이 해답이 곧 사랑이라는 꽤나 추상적인 것 같지만 위와같이 일반적인 것일 수 있으며, 시대를 불문하고 만고 불변의 평범하고도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1881년 톨스토이가 작품을 쓴 그때나, 140년이 지난 2021년 지금이나, 변함없이 우리에게 필요한 지고의 가치는 '사랑'이며, 그 '사랑'은 바로 '이웃사랑'인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졸견을 두서없이 피력하였으며, 아래에 책의 본문 몇 줄을 소개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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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말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에 대한 염려가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감을 알았습니다.
.....
사람으로 있을 때 제가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계획해서가 아니라, 지나가던 사람과 그의 아내 마음에 있는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
모든 사람이 스스로 계획해서가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사랑 때문에 살아 가고 있는 것입니다.
ㅡ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톨스토이, 홍대화譯. 현대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