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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순방길 1 ㅡ 저지오름

해파랑길 2022. 4. 2. 19:13

오늘은 제주도 한달살기의 첫날이다.
나는 제주도 여행과 탐방과 이 여정을 순례라고 이름한다.

나는 집에 대한 두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하나는 집은 기본적 삶의 생활터전이다.
다른 하나는 집은 편안한 안식처이다.

삼천포항 출발배편
제주항 도착


전통적으로 조선시대의 쇄국 정책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 선조들은 보통 집 떠나면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누구나 고향, 고향 그랬다.
지금은 많이도 희박해졌지만, 고향에 대한 수구적 정서가 아직도 강하다. 그리고 아직도 내집 마련에 대한 소유의식과 집착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강한 것 같다.

1달살기 숙소
한경면 조수교회


나는 비교적 젊어서부터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을 해와서 그런지 고향에 대한 향수도 별로 없고, 내 집이 있기때문에 그러지 내 집에 대한 집착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물론 집이 있기때문에 그런 말을 한다고 할지 모르겠다.

친절한 어르신 민가방문 ㅡ귤을 얻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고향은 물론 정서적으로 그렇고 지연과 학연을 연결하고 지탱해주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틀에 박힌 고정관념 이나 의식을 한 번쯤 과감히 내던져버리면 어떻게 될까?

저지오름초입부


지역과 살던 집을 벗어난다는 것과 별개의 개념이긴 해도, 나는 오랜만에 고향과 내가 살던 집을 떠나서 다른 곳에서 잠간이라도 살아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물론 여행 차원이긴 하지만 다른 곳에 가서 그곳의 풍물과 환경을 접하고 경험하며 심신을 리프레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비용이나 시간 등을 고려해서 계획을 세워야하니 아무 때나 이걸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오름 둘레길
오름정상 가는길


나는 오랜 고민과 결심끝에 제주도로 한달살기를 가기로 하고,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오늘이 그 첫날이다.
제주도 여행경험이 많고 지형에 익숙한 처형이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물론 자녀들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어서 이렇게 오게되어 너무나 감사하다.
맨처음부터 이런 혁신적인 생각과 실천을 강조한 부인께 더더욱 감사하다.

저지오름 분화구


첫날은 삼천포에서 밤늦게 배를 타고 아침에 제주항에 내렸다.
한경면에 있는 계약숙소에 짐을 풀고 한 숨을 쉬었다.
오후 들어 인근에 있는 저지오름에 오르는 것으로 탐라순방은 시작되었다.
오름 가는 길에 담장 너머 한 민가의 금귤과 밀감(하귤)을 구경하고 있는데, 민가의 어르신께서 자기 집에 들어오라 하시고는 손수 금귤을 따주셨다. 참으로 감개가 무량했다. 작은 인정이 사람을 감동케 한다.

저지오름은 올레길 13코스에 속해있다.

오늘 걸은 총걸음 수는 숙소에서 왕복 총 2만 3천보를 했다.
새로운 곳에 와 걷는 것 자체가 곧 힐링이다.

탐라순방을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가족과 지인 카페 동료분에게 새삼 감사할 따름입니다.

4ㆍ3 유적지
오름인근 맛집 ㅡ'똥보아저씨' 갈치구이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