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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방길 6 - 수월봉, 올레길12코스, 지질 트레일코스

해파랑길 2022. 4. 6. 22:03

제주도 1달살기 6일차다.
오늘은 엉알해안 해변 올레길 12코스와 수월봉을 가보기로 했다.


수월봉 가는 길에 서귀포 대정읍에 있는 소금빵으로 유명하다는 '미쁜제과' 빵집을 들렀다. 빵이 만들어져 나오는 시간에 맞춰서 가야 원하는 빵을 살 수 있단다.
이런 한적한 곳에 빵집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차량을 줄지어 빵을 사러 온다.


순례보다 빵이 우선한 날은 오늘이 처음이라 기분이 묘하다.
인간은 절대 빵 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지만, 빵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역시 없다는 것도 만고에 진리가 아니던가.


빵집 가는 길목에는 노을 해안로에 접한 한경면 고산리 고산 평야가 있다. 마늘 양파 감자 등이 재배 생산되는데, 밭에서는 마침 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어떤 아주머니들이 이미 수확된 한켠 밭에서 검은 비닐 봉지에 한웅큼씩 줏어 가길래 나도 들어가 주으려고 했다.

근데 작업 반장쯤 되는 사람이 줍지 못하게 소리를 질러, 급히 세 개만 줍고 나왔다. 밀레의 만종, 이삭줍기에서 보다시피 수확 후 남은 이삭은 줍게 하는 법이다. 성경에도 수확을 다하지 말고 일부러 이삭을 남겨두어 이웃에게 베풀게하는 나눔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적선하는 풍속, '고씨네~'나 '고시래', 까치밥 등과 같이 나누는 풍습이 있는데, 왜 저이는 나만 줍지 못하게 했을까?


해발 77m의 화산체 수월봉에 올랐다. 수월봉도 화산활동에 의한 일종의 오름이다.
빵집에서 산 커피를 수월봉 정상에서 마신다. 육지쪽으로는 고산평야의 넖은 경작지가 보이고, 저멀리 푸르디 부른 바다 저편에는 차귀도가 보인다.


수월봉 아래로 내려가면 해안 절벽이 나온다. 화산재와 화산탄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화산 쇄설층 절벽은 천연기념물 513호로 지정되어 있단다.


바다와 어우러진 해안절벽 길은 그 모양과 풍광이 말로는 표현을 다 못할 정도로 이채롭고 경이롭다.

엉알 해안절벽길, 천연기념물(아래)


일명 엉알해안인 이곳은 지질트레일 코스로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국가지질코스는 또한 올레길 12코스에 속한다.


길가에는 갯광활 (7월에 흰색 꽃이 핌)이 만발하였고, 바닷가 바위틈에는 암대극(해안가 바위틈에 자람)이 꽃을 피웠다.

지질트레일코스 초입부
갯광활
암대극


차귀도 앞 바다에는 유람선과 낚싯배가 부지런히 오가고, 지질코스에는 젊은커플들이 전기 바이크를 즐긴다.

차귀도와 유람선


각종 전설과 역사적사연을 담은 흔적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해안의 몽돌과 거북등 주상절리, 형형색색의 화산석의 풍광은 인간으로서는 빚을 수 없는 초자연적 경이를 담고있다.

일제 갱도진지
녹고의 눈물

거북등주상절리


해안 바닷가에는 작은 돌탑들이 있다. 나도 내려가 돌탑을 하나 쌓아 본다.

차귀도의 전설 설명 해녀상
나의 소원 나의 돌탑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과 소원을 담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 순방과 순례가 나를 비우고 또 채워서 아직 살아있게 한다.
Carpe diem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