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탐라순방길 28 - 가파도, 사계해변길

해파랑길 2022. 4. 28. 23:33


오늘 가파도를 간다.
어렵게 어렵게 어플을 통하여 예약을 하고 새벽같이 도착하여
또 줄을 서서 티켓팅을 한다.
4월에 가파도 가기란 무척 힘든
것 같다.

출발할 때까지는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시시각각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 어떤 사건이나, 일이나, 접하고 변화하는 자연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세상만사 그래서, 그렇고, 또 그랬다는 것이다.
어디 가파도 뿐이랴?
파도여 어쩌란 말이냐!


<누구나 한 번쯤 눈물을 실컷 흘리고 난 후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울려면 이렇게 실컷 울어야 합니다. 둑이 무너지듯 툭 하고 울어야 하지요.

연암 박지원은 기쁠 때도, 노할 때도, 사랑할 때도, 더없이 즐거울 때도, 슬플 때도, 분할 때도, 참을 수 없이 욕망을 느낄 때도 눈물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울고 난 후에는 모든 걸 내려놓으세요. 원망하거나 고독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을지라도 마무리는 용서하고, 사랑하면서 끝내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스스로 치유됩니다.
원망의 눈물보다 용서하고 사랑해서 흘리는 눈물이 더 진합니다.

울어야 할 때 울지 않으면 다른 장기가 울게 됩니다. 웃음이 파도면 눈물은 해일입니다. 웃음이 가랑비라면 눈물은 소낙비입니다.
속상하셨을 텐데, 많이 아프셨을 텐데, 억울하셨을 텐데… 이제는 우셔도 됩니다. 오늘은 마음을 다해 울어보세요. 자신을 위해 기도하며 울어보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이병욱박사 - 헬스조선 기사인용)

우선 주어진 시간은 2시간 정도. 올레길을 따라 걷기로 한다.

날씨가 궂으면 사람 마음도 쳐진다는 것을 혹시 경험해 보신 적이 있는가?

소망전망대에서 본 산방산, 송악산, 형제섬

가파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작은 섬인데, 여기 소망전망대는 해발 20m 남짓으로 가파도에서 가장 높은 위치란다.

깐부마마의 사진 졸작 ㅡ수준급이다!

보리밭 너머 마라도가 보이고, 성결교회가 있다.

문제의 사진이다.
해산물 한접시를 시켰는데, 인증샷 사진을 찍는다고, 깐부마마가 의외로 대뜸 불만이다.
배가 고픈데 누가 먼저인지도 모르고 맨날 사진만 찍는다고..이 때 내가 유구무언 했어야 하는데 순간 댓을 달았더니 인상이 굳어진다. ㅠㅠ

의외의 사태에 해산물 맛이 영 별로다.
게다가 날씨는 갑자기 흐리고 바람은 차고 춥게 느껴진다.
세상만사가 어찌 호시절만 있겠는가.
호사다마? 에잇, 하필 이럴때에?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침묵속에 터벅터벅 길을 간다.
하늘보소..파도보소..어이쿠..
추워지고 자꾸 움츠려들어 애써 심기일전하려고 애를 써본다.

그런데, 점점 바람도 심하고 온통 구름으로 어두워진다.
깐부마마가 춥단다.
내 점퍼를 얼른 벗어 깐부마마에게 입힌다.
이것은 전략적 제휴도 아니고 임기응변도 아니고 본래심의 순수한 변함없는 내 사랑이다.

나는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다.

깐부마마의 손을 잡고 빠르게 걷는다.

내가 사진찍는 사이 내 노란점퍼를 두르고 씩씩하게 가는 깐부마마
파도에 떠밀려 온 중국산 해초류를 걷어내는 작업을 하는 중이란다.

10-1. 올레길을 완주하고 다시 선착장으로 왔다.
배가 들어온다.
배는 다시 모슬포 운진항으로 간다.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파도가 심하고 바람이 불긴 하지만 기온이 올라가니 추위도 조금 누그러졌다.

점심 후 세번째로 가는 송악산 둘레길을 완주를 하기로 한다.
힘든데도 기어이 가겠다고 한다.

점심상 사진은 감히 찍을 엄두를 못했다.
간이 배 안에 있기를 잘했다.ㅎㅎ

송악산 둘레길 3구간코스

날씨는 다시 맑아졌다.
송악산 둘레길을 완주하고 나니 제법 덥다. 더위도 식힐겸 사계해변으로 간다.

깐부마마는 피곤하다며 차에서 자고, 나는 차에서 내려 눈도장을 찍으며 사진을 찍는다.

산방산과 송악산 사이에 사계해변이 있다.

사계해변길 - 한국의 아름다운길 선정
제목; 섬기행ㅣㅣ, 작가;
사계해변

사계해안은 모래가 퇴적된 해안지형으로 위도상 우리나라 최 남단에 있는 해변이란다.
깨끗한 바닷물과 형제섬, 그리고 특징적인 화순리 퇴적층과 그 위에 자생하고 있는 다양한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사계해변은 제주 올레길 10코스에 해당한다.

모래가 퇴적된 사빈의 전면에 화산 쇄설층인 화순층이 잘 형성되어 있다. 가까이 형제섬이 파랑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단다.


숙소로 가는길에 딱세우 라면과 저녁용 회를 사기로 하여 마트로 간다.
제주도 와서 횟집에 가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제주도 여행 카페 정보에 따르면 나같은 실용주의자들은 농협마트, 그 중에서도 서귀포 대정 하나로마트에서 회를 사면 가장 효율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많은 종류의 싱싱한 회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4월에 출시 개시된 마라도 자리돔 1펙을 사서 숙소에서 먹기로 한다.

4월 첫 출시된 마라도 자리돔 회

어쨋던 가파도를 다녀왔다.
(여기서는어쨋던 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적당한 표현이다.)
순례길엔 사연도 많다고 했다.

소문에 듣고 뉴스에 보고 한 것 보다, 가파도는 내가 생각하고 기대한 것 보다는 훨씬 감흥이 적은 순례길이었다고 촌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