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무스 3

바보의 길 3 - 우신예찬을 읽다

인생은 한바탕 연극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대로 산다는 유행가가 있다. 잘 나서 잘 났다면 문제가 없다. 지위나 신분이나 계급이나 금력을 이용해 잘난 체를 하고 잘난 값을 해대는게 문제다. 그것도 연극을 해 가면서 말이다. 인생자체가 연극인데, 그 속에서 또 연기까지 해대는 현자야말로 우스꽝스러운 광대나 진배없다. 필자가 현자가 되질 못하니 마치 푸념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에라스무스는 일찌기 그렇게 연설해놓고 있다. 현자는 바보를 나무라고 자기의 기준으로 이용하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현자더러 어떠한 비난도 등돌려 나무라지도 않는다. 현자는 그저 바보 등을 쳐먹을려고 나름대로 현명하게 잔머리를 굴려대어 고민이 많지만, 바보들은 그저 그자체로 순수하고 진실하게 대하여 늘 즐..

카테고리 없음 2022.02.27

바보의 길 2 ㅡ 우신예찬을 가다

1510년 6월 영국의 어느 시골을 여행하며 토모스모어의 별장에 머물고 있던 네들란드 출생의 유럽인 에라스무스는, 토머스 모어에게 편지(후에 책의 서문에 실리게 됨)와 함께 처음으로 '우신예찬'의 필사본을 보냈다.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토머스 모어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 이를 당신에게 헌정하는바, 이 연설은 이제 나의 것이 아니라 당신의 것인 까닭입니다. ... 사실 심각한 문제를 허투루 논의하는 것만큼 경솔한 일도 없으며, 하찮은 문제를 경박하게 보일 정도로 심각하게 강변하는 것만큼 우스운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남들은 나름대로 판단하겠지만, 전혀 어리석지 않게 어리석음을 칭송하였습니다. ... 그렇다면 묻거니와 사람들의 삶은 나무랐으되, 그게 힐난이라할 수 있겠습니까, ..

카테고리 없음 2022.02.27

바보의 길 1 - 우신예찬을 보다

필자는 일전에 쓴 연암산책 3 편에서 바보로 살지말고 제발 정신차리고 지혜 롭고 현명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을 주문한바 있다. (이 말의 본뜻은 잰체하는 이름만 번듯한 현자가 되라는 뜻이 아니라, 바보스럽지만 지혜롭고 현명한 처세로 정신차리고 살자라는 뜻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반문하고 있다. 현자가 현자라야지, 이세상에 바보보다 못한 현자가 더 많고 많은 것은 왠일이냐고 말이다. 그렇다. 속은 비었고 무늬만 현자인 사람, 현자도 아니면서 현자인 체 하는 사람, 양두구육의 이중인격 현자, 빙산의 일각 정도의 지혜를 가진 덜 떨어진 현자가 수두룩하다. 또,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빈수레 현자, 입으로는 공자왈 맹자왈하는 떠벌이 현자, 자리와 체면만 유지하는 꼰대 현자 등 부지기수의 현자들이 사방에 비일비..

카테고리 없음 202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