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와 바보 6

바보의 길 6 - 마음문을 열자.

바보든 현자든 인제부터 서로 마음문을 열고 살아야 한다. 며칠 전에 서로를 향해 막장을 다해가던 지긋지긋한 대선이 비로소 끝이 났다. 동안 서로 현자라고만 떠들고, 아무도 스스로 바보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신이 바보인지도 모르고 상대방에게서만 바보를 들추어내고, 현자이지 않으면서 대놓고 현자임을 고집하는 몰염치가 하늘을 찔렀었다. 오죽하면 그만들 하라고 산불까지 경고를 하는데도, 바보스런 승리만을 향해 질주하던 우둔함은 너무나 꼴불견이었었다. 그들의 바보놀음도 결국 끝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이 없는 것은 승자와 패자가 여전히 반반이라는 것이다. 슬기로운 바보도 반이요, 어리석은 현자도 반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역시 지역 민심도 반으로 쪼개졌다. 왜 이땅에는 민심도 천심도 반반으로 나눠져 ..

카테고리 없음 2022.03.20

바보의길 5 - 행복한 바보가 되자

우신예찬에 관한 필자의 느낌과 소고를 인제 마감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인간이 추구하는 것중의 가장 최종은 행복이라 할 것이다. 그 행복의 실재는 물론 명예나 권력이나 사회적지위, 금력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에라스무스에 의하면, 현자의 행복은 인간들의 본질적인 욕심과 표리부동의 삶에 찌들어 있고 어리석은자들의 행복에 비해 뒤처진다고 하고 있다. ''신에게 맹세코 말하거니와, 흔히 멍청이, 바보, 얼간이, 천치 등 내가 보기에는 무척 아름다운 호칭들로 이름 불리는 이들은 무엇보다 행복한 존재들입니다.'' 그리하여, 에라스무스의 우신은 ''어리석은 현자여, 당신의 영혼이 전전반측 밤낮으로 사념에 시달릴 적이면 나를 생각''하라고 하며, 현자들은 그들의 명예욕과 과시욕과 사회적지위를..

카테고리 없음 2022.03.19

바보의 길 4 ㅡ 역사의 반복

필자는 만약 선택해야 한다면, 불행한 현자보다는 어리석지만 행복한 바보를 선택할 것이다. 걱정도 덜하고 고민도 덜하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줄 알고 마음이 평안하다면, 바보소리 좀 듣는다해도 행복한 바보로 살고 싶다. (일상의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사람과 우신예찬속의 현자는 그 의미가 확연히 다르다.ㅡ필자주) 첨단의 지금 오늘날 우리사회의 곳곳의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사건과 사안이 우신예찬 그 시대에도 똑같이 일어 났었다. 세상의 인류 역사는 현자들이 바보보다 더 바보스럽게 같은 일을 되풀이하며 반복하고 있는 것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해서, 우신예찬의 본문 내용중에 다음과 같은 연설문 귀절은 너무나 특별히 가슴에 와 닿는다. '' 만약 누군가 하늘 높은 전망대에서 ..

카테고리 없음 2022.03.08

바보의 길 3 - 우신예찬을 읽다

인생은 한바탕 연극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대로 산다는 유행가가 있다. 잘 나서 잘 났다면 문제가 없다. 지위나 신분이나 계급이나 금력을 이용해 잘난 체를 하고 잘난 값을 해대는게 문제다. 그것도 연극을 해 가면서 말이다. 인생자체가 연극인데, 그 속에서 또 연기까지 해대는 현자야말로 우스꽝스러운 광대나 진배없다. 필자가 현자가 되질 못하니 마치 푸념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에라스무스는 일찌기 그렇게 연설해놓고 있다. 현자는 바보를 나무라고 자기의 기준으로 이용하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현자더러 어떠한 비난도 등돌려 나무라지도 않는다. 현자는 그저 바보 등을 쳐먹을려고 나름대로 현명하게 잔머리를 굴려대어 고민이 많지만, 바보들은 그저 그자체로 순수하고 진실하게 대하여 늘 즐..

카테고리 없음 2022.02.27

바보의 길 2 ㅡ 우신예찬을 가다

1510년 6월 영국의 어느 시골을 여행하며 토모스모어의 별장에 머물고 있던 네들란드 출생의 유럽인 에라스무스는, 토머스 모어에게 편지(후에 책의 서문에 실리게 됨)와 함께 처음으로 '우신예찬'의 필사본을 보냈다.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토머스 모어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 이를 당신에게 헌정하는바, 이 연설은 이제 나의 것이 아니라 당신의 것인 까닭입니다. ... 사실 심각한 문제를 허투루 논의하는 것만큼 경솔한 일도 없으며, 하찮은 문제를 경박하게 보일 정도로 심각하게 강변하는 것만큼 우스운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남들은 나름대로 판단하겠지만, 전혀 어리석지 않게 어리석음을 칭송하였습니다. ... 그렇다면 묻거니와 사람들의 삶은 나무랐으되, 그게 힐난이라할 수 있겠습니까, ..

카테고리 없음 2022.02.27

바보의 길 1 - 우신예찬을 보다

필자는 일전에 쓴 연암산책 3 편에서 바보로 살지말고 제발 정신차리고 지혜 롭고 현명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을 주문한바 있다. (이 말의 본뜻은 잰체하는 이름만 번듯한 현자가 되라는 뜻이 아니라, 바보스럽지만 지혜롭고 현명한 처세로 정신차리고 살자라는 뜻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반문하고 있다. 현자가 현자라야지, 이세상에 바보보다 못한 현자가 더 많고 많은 것은 왠일이냐고 말이다. 그렇다. 속은 비었고 무늬만 현자인 사람, 현자도 아니면서 현자인 체 하는 사람, 양두구육의 이중인격 현자, 빙산의 일각 정도의 지혜를 가진 덜 떨어진 현자가 수두룩하다. 또,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빈수레 현자, 입으로는 공자왈 맹자왈하는 떠벌이 현자, 자리와 체면만 유지하는 꼰대 현자 등 부지기수의 현자들이 사방에 비일비..

카테고리 없음 202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