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구하고 무엇을 찾으며 어디로 가는가?
동양불교 선종의 한 획을 그은 중국 수당시대의 대선사 혜능의 육조단경을 통하여 구함과 찾음의 관념과 실재를 살펴보고자 하니, 종교적 지향과 관계없이 읽어보면 좋겠다싶어 소개한다.
중국 선종(禪宗) 불교의 육조(六祖) 혜능대사의 이야기와 그의 설법을 엮어 책으로 낸 것이 육조단경(六祖壇經)이다. 육조단경은 일반인인 우리에게는 참으로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느끼는게 많은(적어도 불교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내게는)소중하고 진귀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혜능은 638년 2월 중국 광동성 신주 출신으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나무꾼일을 하며 홀 어머니를 봉양하며 살고 있었다. 24살되던 어느날 우연히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 應無所住 以生起心(응당 주住할 곳 없이하여 그 마음을 일으키게 하라. 즉 어느 곳에도 마음을 멈추지 않게 하여 마음을 내어라)이라는 법문을 듣고 홀연히 마음속에 깨달음이 있어 불문에 귀의하기로 결심, 호북성 풍무산으로 출가하여 8개월여의 행자생활을 거쳐 마침내 홍인( 弘忍)선사의 의발을 받고 선종(禪宗)의 종통을 이어받는 남종선(南宗禪)의 시조 六祖大禪師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법성사(法性寺)에서 인종 법사가 '열반경'을 강의하고 있었는데,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을 보고 한 승려는 '저것은 바람이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다른 승려는 '저것은 깃발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혜능은 '움직이는 것은 깃발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다.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이것을 최종 화두로하여 혜능은 중국 선종의 공식적인 육조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살아생전 무엇을 구하고 또 찾았는지 , 내 생각에는 아마도 아무것도 구하지도 찾지도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그가 평생 구한 것을 찰나로 뒤로하고 혜능선사는 입적때 '나 이제 간다'는 한마디로 서방을 찾아 홀연히 떠났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육조단경에서 볼 수 있는 혜능대사의 구함과 찾음의 길을 잠간이라도 따라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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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사람이 죄를 지으면 염불하며 서방(극락)에서 태어나기를 기도한다. 그렇다면 서방사람이 죄를 지으면 염불해 어느 곳에서 태어나기를 기도하겠는가?
( 東方人造罪, 念佛求生西方)
( 西方人造罪, 念佛求生可國)
ㅡ육조단경; 의문품(疑問品)

불법은 인간세에 있으니 세간을 벗어난 깨달음이 아니다. 세간을 벗어나 보리를 구하는 것은 토끼에게서 뿔을 구하는 것과 흡사하다.
( 念佛在世間, 不離世間覺 )
( 離世見菩提, 恰如求兎角)
ㅡ육조단경; 무상송(無相頌)


내 마음에 스스로 부처를 지니고 있으니, 내 마음의 부처가 참 부처로다. 만약 자기에게 부처의 마음이 없다면 어느 곳을 향해 참 부처를 찾을 것인가?
( 我心自有佛, 自佛是眞佛)
( 自若無佛心, 向何處眞佛)
ㅡ 돈황본 육조단경六祖壇經;
견진불해탈송(見眞佛解脫頌), 혜능(慧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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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위 에서 소개한 육조단경에 나오는 글과 卒見으로 해석 풀이한 것으로 일부는 퍼온글이다)
어리석은 범부는 자성을 모르므로 몸 가운데 정토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동방을 원하고 서방을 원하지만 깨달은 사람은 어디에 있으나 한가지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머무는 곳마다 항상 안락하다.」하셨느니라 .



세상사 배울 것 배우고 할 것 하고 울 것 울고 웃을 것 웃으면서도 고요를 유지하되 고요만 유지하는 게 아니라 늘 중생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해탈지견이다.
이 모든 것은 다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내면에 있는 것이다.
이제 나에게 한 무상송(無相頌)이 있으니 너희들이 능히 외고 마음에 지녀라. 그러면 언하에 누겁(累劫)동안 미혹하여 지은 죄가 일시에 소멸하리라.
((미(迷)한 사람 복을 닦고 도는 안 닦고/
복만을 닦으면서 도라고 하네./
보시하고 공양함은 복은 많으나 / 마음속 삼악(三惡)은 짓고 있으니/
복을 닦아 지은 죄를 없애려 해도 / 후세에 복은 받고 죄는 또 남네.))



장엄한 부처를 찾아 다니는 것은 미혹한 신행이다. 밖으로 부처를 구하는 것은 자기만을 앞세우는 삿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혜능 대사는 세상을 떠나기 전, 제자들에게 세세생생 <견진불해탈송>을 전하라고 당부하였다. 해탈송에는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응당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 )가르침이 담겨 있다. (如雲 2021. 10. 19.퍼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