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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사 - 안식과 휴식 사이

해파랑길 2021. 12. 6. 11:38

오늘은 친구와 함께 영동 백화산에 있는 반야사를 순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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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 안식일, 휴일이다.
성스러운 축복의 휴일 날이다.
친구와 만나는 기쁨을 누리는건 내게 있어서 안식이고 휴식이다.
그 기쁜 안식과 휴식이 이번에는 일요일 휴일에 찾아왔다.
이사와서,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茶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함께 걷는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 평안한 안식에 이어 성스러운 축복이다.
그 축복이 오늘 일요일, 안식일, 휴일에 이루어진 것이다.
(안식일이 무슨 요일이냐에 대한 요일 구분은 유대지방의 각 종파에 따라 또 이슬람이나 그리스도교에 따라 토요일이거나 일요일로 하는 등 다르기는 한데, 여기서는 그 정확한 구분은 논외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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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

유대교에서 지키는 1주일 가운데 제7일(토요일)의 명칭. 금요일 해질녘부터 토요일 해질녘까지이다. 유대인들은 이 날에 모든 일손을 쉬고 그들의 민족신(民族神) 야훼께 예배하였다. 이 기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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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윈스턴 처칠은 그의 자서전에서 ''우리 기쁨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 슬픔을 비통해 하지말자.
빛의 영광은 그림자 없이 존재할 수 없으니, 삶은 총체적이라서, 선도 악도 함께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삶의 여정은 즐거웠으며,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라고 외친 바 있다.
그리고 처칠은 역시 ''세상은 늙었다고 말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윈스턴 s. 처칠, '폭풍의 한가운데', 조원영譯)

폭풍의 한가운데; 책표지


반야사가는 길 옆 석천

친구를 만날 수 있고, 쉼의 여유를 갖고 함께 길을 걸을 수 있는 인식일인 오늘, 일요일 휴일인 오늘이 바로, 처칠이 말한대로 '어린아이처럼 즐겨야 하며'', ''삶의 여정은 즐거웠으며,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라고한 바로 그날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그리고ㅡ 햇빛이 따스한 겨울날 휴일 오후, 부인네들은 내내 다소곳하고 점잖은 여행이었지만  친구와 나는 성스러움을 넘어 그저 어리아이처럼 이 순례를 즐겼다.


수 천년 전부터 유대민족들은 안식일을 지켰다.
안식일은 하나님의 지엄하신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주신 창조 기념일이다. 하나님께서 6일간 만물을 창조하시고, 7일째에는 쉬셨다. 그리고 그 쉬는 날을 거룩한 날로 정해 안식일로 정해 축복했다. 그것은 이처럼 인간도 안식일에 쉬면서 우주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의미였다. 동시에 보잘것없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인간중심의 교만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었다. 쉼은 새로운 시작의 중심이 되니 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을 돌아보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이후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유대인을 가차없이 죽였다.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는 반역자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식일을 목숨 걸고 지켰다.
나는 안식일제도가 유사이래 인간의 쉼 없는 일상의 노동의 피로를 풀고 그 대신 삶의 기쁨을 증가시키는, 유대인이 지켜온 위대한 공헌 가운데서도 가장 위대한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유대인들이 인류에게 '안식일=휴식의 날'이라는 개념을 선물한 것이다. 혹독한 반대파의 압력에도 목숨을 걸고 안식일을 지킨 유대인 덕분에, 인류는 엿새간의 노동에서 해방되어 오늘날 비로소 안식일다운 안식일을 쉴 수 있게 되었다고 나는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날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개념과 해석이 다르다고 해도, 나에게는 오늘의 안식일 일요일 휴일은 절대적이며 거룩하고 성스러운 축복의 날인 것이다.


해서, 안식일 일요일 휴일을 지켜준 유대인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안식일에 시간을 함께해준 부인과 친구와 친구부인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 안식일에 맑은 일기를 주시고 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오늘 일요일, 안식일,
친구와 함께하는 반야사 휴일 순례,
내가 비로소 삶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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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돼라. 지금 있는 그곳이 진리의 자리이다. ㅡ임제어록, 임제

위 모두 반야사 진출입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