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 놀랍게도 이날 문득, 나는 '내가 산다는 것'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왜 오직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하루를 살아도 왜 영혼이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지, 왜 인간은 다른 인간을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그리스인 조르바’(원제; 알렉시스 조르바스의 모험)를 통하여 그 해답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늦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이른, 내 인생에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새롭고도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그래서 니코스 카잔차키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 순간 나를 새로운 의지로 깨어나 살아 숨 쉬게 하고, 또 다른 자유로운 삶의 행로를 모험해 갈 수 있다는 것의 희망을 발견하게 해준 그 분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내가 감히 여기서 글로는 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내가 말하고 싶었고 내가 듣고 싶었던 말과 글을 다시 적어봅니다. 내가 받은 감동과 느낌을 대변한 책속의 명언들, 그래서 그에게서 보고 들은 심금을 울리고 폐부를 찌르는 영혼의 울림을 다음과 같이 여기에 옮겨 적어, 여러분에게 소개해서 함께 공감해보고자 합니다.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말입니다.(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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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다는게 감옥살이지.' 카라쾨즈 극장에서 개똥철학 나부랭이를 주워들은 듯한 텁석부리가 말했다.
'암, 그것도 종신형이고말고, 빌어먹을.' ''

''자네는 이렇게 설교하지 않았는가,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라고ᆢ. 그럼 구해야지.
자네는 설교에만 소질이 있는건가.
왜 나랑 같이 가지 않는건가?''

''인간의 영혼은, 육체라는뻘 속에 갖혀 있어서 무디고 둔한 것이다. 영혼의 지각 능력이란 조잡하고 불확실한 법이다. 그래서 영혼은 아무것도 분명하고 확실하게는 예견할 수 없다.''
''이제 책벌레 족속들과는 거리가 먼 노동자, 농부 같은 단순한 사람들과 새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나는 이 여행이 신비로운 의미를 갖는 것이기나 한듯이 들뜬 마음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나는 내 삶의 양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껏 너는 그림자만 보고서도 만족하고 있었지?
자, 이제 내 너를 실체 앞으로 데려갈 테다.''

''그래, 알겠다. 조르바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찾아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언어, 예술, 사랑, 순수성, 정열의 의미는 이 노동자가 지껄인 가장 단순한 인간의 말로 내게 분명히 전해져 왔다.''

'' '조르바씨, 이야기는 끝났어요. 나와 같이 갑시다.'
'마음이 내키면. 알죠?
마음이 내키면 말이오....나한테 강요하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이런 문제에서만큼은,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

''행복이라는 것은 포도주 한 잔, 군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건 그것뿐이었다. 지금 한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하는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공자께서 가라사대, '많은 사람은 자기보다 높은 곳에서, 혹은 낮은 곳에서 복을 구한다. 그러나 복은 사람과 같은 높이에 있다' 던가. 지당한 말씀! 따라서 모든 사람에겐 그 키에 알맞은 행복이 있다는 뜻이겠네''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것인가.
야망이 없으면서도 세상의 야망은 다 품은 듯이 말처럼 뼈가 휘도록 일하는 것.
사람들에게서 멀리 떠나,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되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것.''



''인간의 본질은 사랑과 살과 고통의 절규로 이루어진 것이다.''
''최후의 인간(모든 믿음에서 모든 환상에서 해방된, 그래서 기대할 것도 두려워 할 것도 없어진)은 자신을 구성하는 진흙 덩어리가 정신으로 축소되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 정신에는 뿌리가 수액을 빨아올릴 흙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보는 사람이다.
최후의 인간은 자신을 비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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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놀랐다. ‘붓다가 그 최후의 인간이다.’ 나는 부르짖었다.
이것이 그의 비밀이며 엄청난 의미다. 붓다에겐 스스로를 비운 ⟨순수한⟩영혼이 있다.
붓다의 내부는 공허하며 그 자신이 바로 空이다.
‘네 육신을 비워라, 네 정신을 비워라, 네 가슴을 비워라!’ ''

''나는 이따금, 말이나 소가 되려고 태어난 건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짐승들만이 먹으려고 살아갑니다. 나는 그런 비난을 피하려고 밤낮 일거리를 만들어 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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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천당을 믿고 거기에다 나귀 한 마리씩 붙잡아 매고 삽디다.
내겐 나귀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나는 자유롭답니다. 나는 지옥이 두렵지 않아요. 천당도 바라지 않아요. ...
나는 선에 대해 기뻐하지도, 악에 대해 실망하지도 않아요.''


''인생이란,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법이지요. 분별있는 사람이라면 브레이크를 써요. 그러나 나는 브레이크를 버린 지 오랩니다. 나는꽈당 부딪치는 걸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밤비고 낮이고 나는 전속력으로 내닫으며 신명 꼴리는 대로 합니다.ᆢ
천천히 간다고 골로 안가나요? 당연히 가죠. 기왕 갈 바에는 화끈하게 가자 이겁니다.''
ㅡ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윤기譯.열린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