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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산책 3 - 精神一到정신일도

해파랑길 2022. 2. 9. 23:08

군위 부계에 있는 사유원을 다녀와서, 사진을 정리하여 실으며, 근간에 연암 박지원 선생의 산문들을 읽으면서 필자가 느낀 최근의 생각들을 정리하여 여기에 拙見졸견으로 옮겨 본다.


살아갈 때 바보처럼 살아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천재는 못 되어도 바보가 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매사가 그렇다.
필자의 신조가 그렇다.

밥을 먹을 때도 식충이 되어서는 아니 되고
생각을 할 때도 밥통이 되어서는 아니 되고
걸음을 걸을 때도 바보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
매사가 마찬가지다.


아주 예외적으로, 살다보면 눈감고 귀닫고 아예 바보가 되라고, 바보처럼 살아라고 하지만 그것은 극단적인 경우의 수에 있어서 그냥 은유적으로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바보 노무현, 바보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들이 그랬었다.

바보란 말의 원래 의미는 밥만 먹고 하릴없이 노는 사람을 가리키며 그런 사람을 경멸하며 현재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이나 멍청이를 가리키게 되었다.
같은 이치로 '밥통'이라는 속된 표현을 쓰기도 한다.

바보를 한자말로 하면 밥 버러지 食蟲식충인데, 글자그대로 밥만 먹고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지내는 사람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바보는 부지런치 못하고 현명치 못함의 두가지 해악(?)을 겸비하고 있으니, 게으르고 어리석어서 마땅히 그로 인해 비난거리 대상인 바보가 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필자가 여기서 주장하고 강조하고자 하는 바보란,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라 '삼가하지 못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공부를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고 생각하는 것이다.
(*白痴백치나 病身병신은 정신이나 신체의 장애로 인한 바보 상태를 말하는 용어로, 여기서 말하는 바보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는데는 일정한 구분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 필자 생각)


''勤爲無價之寶 愼是護身之符
근위무가지보 신시호신지부'' 라는 말이 있다.
秋適추적이 펴낸 明心寶鑑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명심보감은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이란 뜻이다. 명심보감의 주안점은 인간이 어떻게 지혜롭게 현명하게 세상 만사를 소통해 나가야 하는지를 가르치는데 있다.

명심보감의 그 많은 덕목 중에 '勤부지런함과 愼삼가하는 것', 필자가 어릴 때부터 선친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밥상머리 교육을 받았던 항목이었다.
바보, 밥통, 밥벌레,식충이 되지 않기위해서는 부지런해야하고,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비난받지 않으려면 매사 삼가하고 자기 절제를 수반하여 공부하여야 한다고 말이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삼가하고 절제하지 못하여 벌어지는 수많은 나쁜 사례와 충격적인 사건들이 비일 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각종 차별이 그것이다. 인종, 종교, 학력, 지역, 사상, 당파, 빈부, 성차별 등등 자기만이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는 '바보같은' 차별은, 자기 절제가 결여된 바보를 넘어 정말 현명치 못한 '바보天癡천치'의 '해악 중의 해악'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공격하고 차별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의 잔인함은 2022년 지금 이 땅에서 매일 벌어지고있다. 나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 걸까"(20220206, 뉴시스 기사)라며, 배우 홍석천은 작금의 우리사회의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삼가고 절제하여 모름지기 바보가 되지 않을려면 부지런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너무 비약적인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그것도 매사 부지런히 삼가하고 정신차려서 공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에서 그 예例를 살펴 보자


중국 당나라 때의 정치가이며 사상가, 시인이며 문장가로 활약한 韓愈한유(768~824)(韓昌黎한창려로도 불린다)는
''공부는 부지런함으로 정교해지고, 노는 것 때문에 망가진다. 행동은 생각에서 이루어지고, (생각없이) 남 따라 하다가 망가진다”
(ㅡ'진학해進學解'중에서)라고 하였는데, 한유의 이말은 공부를 권하는 역대 명언 중에서도 최고의 명언으로 남아 있다.
무엇인가 생각을 하고 부지런히 공부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韓愈한유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까닭은 뱃속에 시詩·서書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시ㆍ서는 부지런해야 가질 수 있지 부지런하지 않으면 텅 비게 된다.”
(ㅡ'독서성남讀書城南' 중에서)
라고 하여,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 할때는 모름지기 부지런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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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때 한유가 옛글 배울 것을 주장했을 때, 제자 중의 하나가 이렇게 물은 일이 있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늘 옛 글을 본받으라 하시는데, 제가 보기에 옛글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옛글을 배워야 합니까?”

韓愈의 대답은 이렇다.
“바로 그 하나도 같지 않은 그것을 배워야지. 내가 배우라는 것은 옛 사람의 말투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야.
바로 옛 사람의 정신을 배우라는 것일세.”>
_연암 박지원, 연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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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韓愈선생도 연암선생도 공히 공부에 있어서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바보는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바보가 된다' 고 생각한다.

바보의 사전적 의미는 '지능이 부족해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천치는 '선천적으로 정신 작용이 완전하지 못하여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는 통상 자기절제가 부족하고 대충대충 빈둥거리며 매사 지혜롭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을 '바보천치'라고 부른다.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에서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함도 단지 옛사람의 말투나 형상을 안다는게 아니라 그 지향하는 정신과 지혜를 알고 배운다는 것일게다.
그렇다고 무작정 세상을 향해 지혜 있는체 떠벌려서는 결코 아니된다. 그것은 오히려 지혜없는 바보보다 못한 짓이다.

< '에레미야서'에 말하되 '사람은 누구나 그 지식으로 인하여 어리석다.' 하였습니다. 그는 또한 '인간은 제 지혜를 자랑하지 말라' 하였습니다. ...
귀하고 소중한 것은 감추고, 천하고 지저분한 것은 밖에 버려둘 것인바, 이를 미루어 지혜를 은폐하기보다는 어리석음은 감추라고 하셨으니, 지혜는 어리석음보다 값어치가 헐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ㅡ우신예찬, 에라스무스, 김남우譯


새해에는 바보가 되지말고 공부 좀 하고 살자!
바보가 되지말자!
천치가 되지말자!
바보 천치가 되지말자!
아님 아예 바보소리 듣더라도 공부 좀하여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자!
그정도로 바보소리 들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면 바보를 면하고, 지혜롭게 정신차리고 현명하게 처신하면 사람답게 살게 된다.
바보같은 소리하는 사람과 바보 놀음하는 사람들아,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자!
공부 좀 하고 살자.
그래서 제발 바보같이 살지 말자.
그래야만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살 수 있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