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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방길 14 - 현대미술관, 김창열미술관, 예래생태공원

해파랑길 2022. 4. 14. 22:13

어제 저녁부터 오랫만에 비가 왔다. 아침까지 계속이더니 그칠 기미가 보여 서둘러 외출준비를 한다. 여독이 쌓였는지 컨디션은 별로지만, 동반자들을 위하여 힘을 내본다.


오늘은 비가 올 것 이라고 예보되어 숙소가까이 저지리에 있는 국립 제주현대미술관과 김창열미술관을 기기로 하였었다.


미술관에 도착하니 비가 그치고 미술 관람하기 좋은 날씨가 되었다. 미술 관람하기 좋은 날씨가 도대체 어떤 날씨지?하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건 직접 미술관을 가셔서 직접 경험해 보시면 내 말 뜻을 알게 될 것이다.


용불용설이라고 했다. 평소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신체기관의 보고 듣고 느끼는 두뇌의 기능들을 꺼집어 내어 환기시키고, 새로이 주지 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다보면 전혀 모르거나 처음 접하는 생소함 때문에 때로는 머리에 쥐가 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귀에 익숙치 않는 고전 클라식을 듣던지 어려운 사서삼경이나 금강경이나 성경말씀을 듣거나, 신기루를 보듯 생판 처음보는 미술작품을
보거나 할 때 말이다.


그런데 그런 낯선 경험은 인식이 되고 그 인식이 새로운 자양분이 되어 신체 오감을 자극하면 혹시 회춘할지 모른다.
한 번 경험해 보시라!
그래서 나는 미술관도 가고 오는 것이다.


우리가 외국여행을 가서 현지의 로칼음식에 익숙치 않더라도 그 문화를 경험하고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기꺼이 현지음식에 후각 미각을 총 동원할 필요가 있다.

김창열의 회귀 - 마포에 먹, 염료, 유채. 162×130cm, 1987
김창열의물방울- 마포에 유채, 195×260cm, 1988


제주도 1달살기 오기 전 내가 읽은 어느 제주도 여행지에서 그 작가는, 소똥이나 말똥냄새를 두려워 해서는 완전한 제주도 여행은 실패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영어 울렁증이 있어도 해외를 가서 현지인과 대화해보고, 배멀미를 하면서도 섬나라 여행을 하는 이유와 동일하다.
반드시 어느 여행지에 가서도 거기에 있는 미술관을 가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애써 길게 강조해 보았다.

미술관에서 느낀 개인적 감흥은 감히 피력할 소질이나 실력이 못되어 생략한다.


그보다는 서귀포 예래포구 쪽에 가서 먹은 생선구이가 내 취향과 기호에 맞다.
너, 미술관갈래, 맛집에 갈래라고 누가 물으면,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은가?
생선구이 맛이 담백하고 정갈하고 고소했다.


점심 먹었으니 또 식후경이다.
그냥 느릿느릿 어슬렁거리는 구경이 아니고, 살피고 찾고 느끼는 순례를 해야 한다.

물수세미
완두콩

이 자연 생태현장의 순수함과 장엄함을 경외하며 감탄하며 겸허히 순례한다.
그래야 소화도 잘되고 먹은 것이 피가 되고 기가 된다. 순례가 아닌 단순한 구경을 하게되면 먹은 것이 살이 되니 필히 조심(?)해야 한다.

물수세미


서귀포 시내에 가서 약속된 일정을 수행하고 다시 숙소로 왔다.

보리밥나무
올레길 8코스 구간


저녁은 처형께서 준비해온 한우 스테이크로 오늘의 영양보충을 종결지었다.
깐부님과 처형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