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3년 11월. 루소는 매일아침 생제르망이나 블로뉴 숲을 찾았다. 루소는 하루종일 걸으면서 문화와 교육,예술에 의해 왜곡되지 않은 자연인, 즉 호모 비아토르(걷는 인간)를 발견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책과 살롱을 아직 경험하지 않은 인간, 일과 사회에 아직 속하지 않은 인간 말이다. 걷는다. 그의 걷기는 완전한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걷는 것도 아니고, 위장된 단독성을 재발견하기 위해 걷는 것도 아니며, 얼굴에 다시 가면을 쓰기 위해 걷는 것도 아니다. 옛날의 인간을, 원초적 인간을 자신 속에서 발견하기 위해 오랫동안 걷는 것이다. 걷는다. 그의 걷기는 세상과 번뇌로부터 멀어지고, 고독으로써 자신을 정화하고, 하늘에서의 운명을 준비하고자 사막으로 가서 걷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손에서 나온 인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