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네 영혼이 잘됨같이

해파랑길 2022. 7. 27. 19:23

오늘은 미리 예약된 정기진료를 갔다 왔다.

의사 선생님은 오늘 찍은 X-ray 상으로는 다른 이상 사항은 없으나,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를 한다. 나중의 후유증을 완전히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 초기 상태에서의 환자의 절대안정과 집에서의 요양 중 불필요한 활동 금지를 누누이 강조했다. 좀 유별나게 친절하면서도 강력한 경고와 주문을 요구하는 의사선생님이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거실 커튼에 달린 아이들의 조각 작품이 엄마를 지킨다>


환자가 절대 안정을 취하면서 집에서 요양을 할 때, 옆에 있는 간호인은 환자의 옆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환자의 상태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를 열거해 본다.

일단 삼시 세끼 밥 챙기고 매일 환기하고 침구 정리가 가장 기본적인 일과이다.

세탁물 정리와 정기적인 목욕을 거들고 수시로 소화가 잘 되는 요거트나 과일이나 간식을 챙기고, 시장 보기와 통원 시 동행을 해서 진료를 보조해야 한다.

<뼈가 잘 붙기를 바라는 뜻에서 고구마 분재를 하다>


간혹 부인이 불쑥 요구하는 부탁과 잔심부름도 해주어야 한다. 옆에 앉아 앱테크도 거들어주며 여타의 이야기도 나누며 뉴스나 날씨에 대해 말벗으로서의 대화와 토론도 함께하는 중요한 일과다.

평소 영화관에 자주 갔었었는데 가지를 못하니, 넷플릭스로 소위 요새 잘나가는 '우영우'?도 같이 본다. 이렇듯 환자(부인) 중심의 요양 생활에 방점을 두고 신경을 쓰며 심기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주된 일과다. 한마디로 개인비서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갑자기 천일야화 생각이 났다.

사람이 지겨워할 때는 재밌는 이야기가 제격인데, 무슨 재밌는 얘기를 해주며 누워있기를 지겨워하는 부인에게 어떤 흥미와 생기를 불어 넣어줄까나?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천일야화 책을 빌려와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천일야화 책 이야기로 화제를 올려본다.


나는 원래가 입담이 없어 재밌게 전하지 못하니, 나 혼자 읽고 여기 일기에 쓰는 것으로 대신한다.

아스타 그팔라!
(알라시여, 용서하소서!)

<제주 방주교회 예방 시>


머나먼 저 옛날 페르시아 제국의 사산왕조(208-651) 때 일이다.

당시 왕중의 왕 샤 한사 대왕이 승하하며 두 아들(샤 루아르王과 샤 자만王)이 왕위를 물려받아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천년이나 더 지난 당시에도 남녀 사이에는 용서할 수 없는 통정이나 불륜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것은 왕궁이나 세간이나 사람 사는 곳에는 다 있는 일이었다?



어느 날 샤 왕의 왕비가 왕궁의 신하나 그 예속 노비들과 통간하여, 우연히 왕이 그 부정 불륜을 알고 왕비를 처단하기에 이르렀다.

대왕은 '이 세상에 절개가 굳은 여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라는 극심한 불신감과 배신감과 정신적 상실감에 사로잡혀 마침내 괴팍한 이상행동? 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왕(샤 리야드王)은 전국 각지의 처녀를 간택하고 첫날밤을 보낸 뒤에는, 무조건 다음날에 죽여버리는 희귀하고 괴상망측한 발상을 하고, 이를 실행하기에 3년을 이어갔다. 그러자 점차 나라의 처녀들이란 처녀들은 모두 끌려가 죽어나갔고, 나라에 더 이상 처녀가 없어지게 될 지경에 이르러 자 신하와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섬기던 왕을 저주하기에 이르렀다.

제주 방주교회 순례 時


그때 총리대신의 두 딸이 대왕의 이상행동을 고칠 수 있다고 하며 죽기를 각오하고 마침내 대왕의 침소에 들기를 자청하였다.

(이때 총리대신인 아버지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두 딸의 운명을 너무나 잘 알기에 두 딸의 간택을 극구 반대했다).

그러나 두 딸은 죽음을 불사하고 왕의 침소로 갔고, 그중 먼저 큰 딸이 첫날밤을 보냈다.

그러고 나서 그날밤 날이 새기전에 큰 딸( 샤흐라자드)은 왕에게 특별히 간청하여, 동생 (두나 샤드)에게 잠이 오지 않으니 재밌는 얘기나 하나 해달라고 요청한다. 마침 왕도 잠이 오지 않는 터라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동의하여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하여 두 딸의 첫날밤부터 시작하여 천일(1,001) 동안의 야화가 시작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밤을 새우고 날을 새고 계속되어 갔다.

이윽고 왕은 더욱더 흥미를 갖게 되고 이야기에 몰입하여 더 이상 처녀 죽이기를 포기하고, 날마다 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죽음에서 삶으로, 死에서 생으로 극적인 전환을 이뤄낸 대 희망극이다.

고구마 순이 쑥쑥자란다. 뼈가 잘 붙고 있다는 뜻이다.


<방주교회 정원 생명의 꽃>


<千一夜話 천일야화>
<Tales of a Thousand and one Night >

이 책은 우리에게 '아라비안 나이트'로 잘 알려져 있다.

멀리 중동 아라비아 땅 이란의 '사산왕조' 때의 민화와 전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내가 읽은 책은 원전 '아라비안 나이트'를 Richard. F. Button이 영역한 <Thousand Nights and One Night(1,001) >로서, 김하경 님이 편역한 책(시대의 창刊) 이었다.

오늘은 겨우 제1권을 읽고 그 서두를 여기에 요약해 보았다.

잠깐 읽었는데도 정말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또 우화적이면서도 교훈적인 이야기가 한없이 실려 있었다.

또 다른 재밌는 이야기는 기회 있을 때 다시 요약해서 옮겨보기로 하겠다.

지난 4월 제주도 1달 살기 할 때 방주교회를 예방 순례하면서 드린 기도 말씀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친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한삼서,1: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