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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방길 30 - 탐라발상지에서 순례를 마치다.

청명하고도 산뜻한 아침이다. 새들은 소리높여 노래하고 바람은 산들거리며 분다. 숙소를 마지막으로 내집처럼 정리하는 깐부, 아침부터 연신 바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벌써 며칠전부터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거의 다 마치고 마지막 짐싣기와 숙소에서 관리비를 정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홈 스위트 마이 홈이다. 숙소 관리인과 작별하며 상호간에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드디어 집으로 복귀 차 제주항으로 출발이다. 순례를 마친 기분은 어땠는가 하고 묻는다면, 솔직하게 한마디로 행복 반 고생 반이라고 하고 싶다. 설령 행복이 99고, 고생이 1이라 하더라도, 고생은 고생이란 뜻에서 고생이 반이라고 했다. 그 고생도 어쨋던 순례의 귀중한 일부이다. 집 떠나면 생기는 단순한 고생이지만, 그 고생도 순례자가 이겨내고 견뎌..

카테고리 없음 2022.05.01

탐라순방길 29 - 망오름, 월림리. 저지리 마을길 순례를 마치며..

오늘은 제주도 한달살기 마지막 여정이자 순례를 하는 날이다. 일어나면 날씨부터 본다. 여행에 있어서 당일 행선지를 정하거나 옷차림 등에 있어서 날씨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새벽에 비가 조금 내렸다. 비가 그쳤는데도 서늘해서 약간 한기를 느낄정도다. 늦은 아침을 먹고 한림민속 오일시장으로 간다. 지난 번에 시장구경을 했었는데, 이번엔 갈치를 사서 내일 집에 가져간다고 해서 일부러 다시 왔다. 육지에서보다 훨씬 값이 싸고, 원물이 싱싱한 낚시 갈치이기 때문이다. 최고 좋은 놈으로 고른다. 누굴 줄려고 비싼걸 사려 하느냐 물으니, 웃으면서 다 알면서 새삼 묻느냐고 한다. 자식 사랑은 왜 저리도 할꼬?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난뒤 귀가 길에 한림 상명리에 있는 느지리 오름으로 간다. 둘레길 바닥에..

카테고리 없음 2022.04.29

탐라순방길 28 - 가파도, 사계해변길

오늘 가파도를 간다. 어렵게 어렵게 어플을 통하여 예약을 하고 새벽같이 도착하여 또 줄을 서서 티켓팅을 한다. 4월에 가파도 가기란 무척 힘든 것 같다. 출발할 때까지는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시시각각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 어떤 사건이나, 일이나, 접하고 변화하는 자연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세상만사 그래서, 그렇고, 또 그랬다는 것이다. 어디 가파도 뿐이랴? 파도여 어쩌란 말이냐!

카테고리 없음 2022.04.28

탐라순방길 27 - 약천사, 중문색달해변, 천제연폭포, 박수기정

세상을 살면서 망각하는 것과 실수 하는 것 중에 피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망각은 하고 싶지만 실수는 하고 싶지 않다는 주의자다. 그런데 오늘 어림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순례중에 찍은 오늘 사진을 집에와서 정리하다가 그만 사진을 거의 다 날려버렸다. 나혼자 생각해봐도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실수를 한 나자신에게 화가 나지만, 내가 나를 존중 못하고 나자신을 나무란다면, 내가 너무 무기력해지고 자학적이지 않은가? 망각과 실수의 공통점은 본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양자의 관계에 있어서 망각은 실수의 치료제가 될수 있는데, 실수는 망각에 아무런 역할도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실수는 요주의 대상인 것이다. 의도적으로 망각하고 싶을 때가 있다. 망각은 ..

카테고리 없음 2022.04.28

탐라순방길 26 - 신창성당, 신창포구, 몸국 체험

어제밤부터 내리는 비가 아침에도 계속 내린다. 종일 비 예보다. 제주도 1달 살기 온 이래로 가장 많은 비가 내린다. 어제 한라산 영실 윗세오름을 갔다와서 오늘은 쉬는 날이라, 비가 때마침 와서 창밖을 바라보며 쉬는 것도 운치가 있다. 제주도 순례여행을 오고나서 여행지 코스 계획 수립, 사진 정리, 일기쓰기 등을 주안으로 하다보니 점차적으로 티브이를 거의 보지 않게 되었다. 잠간 뉴스를 보면서 스콘에 커피 한잔으로 늦은 간식을 먹는다. 북쪽에서는 선제완핵 (선제적인 공격용 완전 핵무기 사용)이야기고, 남쪽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논쟁으로 시끄럽다. 세상이 전쟁이나 갈등없이 평화롭고 행복해야 할텐데, 우리 아이들 세대가 걱정된다. 갑자기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가사가 간절해진다. 컴퓨터를 사용..

카테고리 없음 2022.04.26

탐라순방길 25 - 영실 윗세오름

오늘은 새벽 5시 30분에에 기상, 한라산 영실 윗세오름에 갈 채비를 한다. 한경면 숙소에서 6시 15분경 출발, 영실매표소를 지나 오백장군과 까마귀식당까지 1시간여 걸려 도착했다. 주차때문에 걱정했는데, 아침 일찍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이 여유가 많다. 새벽 출발을 위해 간식등을 챙기느라고 깐부마마께서 밤잠을 설쳤단다. 늘 고맙다. 오전 7시 15분 영실 탐방로 입구를 통과하여 등반 순례를 시작한다. 중턱 양지에는 철쭉이 만개했다 올라가다가 뒤돌아본다 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드뎌 목적지 윗세오름 대피소 정상에 왔다. 여기서 더 가면 돈내코와 남벽분기점에 이르다고 한다. 오늘은 윗세오름대피소, 여기까지만 순례한다. 월요일 아침 일찍와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윗세오름에서 이 나무 표지판 옆에서 ..

카테고리 없음 2022.04.25

탐라순방길 24 - 절부암, 용수저수지, 한림민속시장, 선인장 마을

오늘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하다. 조용한 주일 아침이다. 어제 저녁에 제주도 1달 살기 마지막 주에 관한 스케쥴을 정리하느라 늦게 잠자리에 든 탓에 아침에 늦게 일과를 시작한다. 안개가 걷히면서 기온도 올라가고 햇살이 밝고 청명해지며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올레길 13코스 부분 구간을 걷는다. 용수저수지에서 용수포구의 절부암까지 간다. 순례자의 교회에 들린다. 작고 아담한 교회다. 그래서 더욱 경건함이 묻어난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들어가기를 구하여도 못하는 자가 많으리라 . 동서남북으로부터 와서 하나님의 나라 잔치에 참여하리니. 보라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도 있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될 자도 있느니라 하시더라 ㅡ 누가복음 13장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카테고리 없음 2022.04.24

탐라순방길 23 - 조수성당, 조수리박물관, 천주교 순례길

어제는 서귀포 안덕에 있는 방주교회를 순례했다. 교회로 가는 길은 누구나 다녀 갈 수 있는 개방된 길이다. 또 교회는 그 신앙이나 신자 여부에 관계없이 방문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대체로 거의 대부분의 다른 여타 종교기관이나 종교 성지 또한 방문이나 참석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젠가 모로코에 여행을 갔을 때 회교도 사원에 갔는데, 그 안의 일정부분에는 신자 외에는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여 출입을 할 수 없는 구역이 있긴 했었다. 불교나 카톨릭 또한 마찬가지다. 일반 가정집도 주인의 허락에 관계없이 함부러 출입하면 안되는 공간은, 살펴서 출입에 삼가하는 것이 예의요 법도다. 오늘 아침은 푹 쉬었다. 계란과 스콘과 커피 한잔으로 간식을 먹으며 몸을 추스린다.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카테고리 없음 2022.04.24

탐라순방길 22 - 방주교회, 새섬 하영올레길

어제 동생네가 가고, 동서형님과 처형께서 새로 오셨다. 사람의 관계는 오고 가고 가고 오며, 서로 어울려 살며 내가 먼저 손 내밀어 베푸는 관계다. 아침식사는 내가 좋아하는 밀푀유나베다. 처형께서 특별히 재료를 준비해 와서 각별히 차려준 특별식이다. 어제 저녁에도 육지에서 최고급 한우를 공수해 와서 구워 먹었는데, 식탐이 많은 내가 연이어 호사를 누린다. 그 감사를 무엇으로 표할꼬? 서귀포 가는 길에 동서형님이 안가본 초행이라, 금오름을 먼저 오르는 것으로 오늘의 순례를 시작한다. 바람이 조금 불지만 더없이 좋은 날씨다. 깐부마마께서는 또 돌탑을 쌓고 소원을 빈다. 그리고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내사랑 변치 말라며, 그 증표로 토끼풀 꽃반지를 손목에 채운다. 고맙다. 너무 고맙다. 이시돌 목장에도..

카테고리 없음 2022.04.23

탐라순방길 21 - 관덕정, 돗곳물 순레길

아침부터 비가 온다. 가랑비다. 날씨가 꽤나 서늘하다. 사랑하는 동생이 집으로 복귀하는 날이다. 형님 본다고 일부러 바쁜 시간을 쪼개서 제주도까지 와 준 동생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 내게는 여러모로 형님같은 어진 동생이다. 제주도 와서 여행지에 갈때마다 형님덕분에 편하게 여행한다고 비싼 음료대나 밥값을 모두 다 자기가 먼저 내 주었던 동생, 나는 오로지 동생의 턱을 받고 그저 분에 넘치는 형님 대접만 받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래도 이왕에 제주를 왔으니 가성비 있게 여러 명소를 꼭 관광시켜 주고 싶은 마음에, 나름대로 알찬 스케쥴을 잡아 안내를 열심히 했을 뿐이다. 오후 비행기라 가다가, 가는 길에 있는 금악오름이나 새별오름을 오를려고 했는데, 가랑비가 내리는 관계로 낙천리 의자마을을 들렀다. 그..

카테고리 없음 2022.04.21